한일 과거사 갈등, 2019년 노재팬 국면과 2025년 원격 참배 국면의 리스크 구조 비교
다카이치 총리의 야스쿠니 원격 참배와 추도사에서 ‘반성’ 문구 삭제는 상징적 사건이지만, 자산가격에 미치는 파급력은 2019년 강제동원 판결 이후 국면과 동일선상에서 평가할 수 없다. 두 국면을 발생 트리거, 지속 기간, 전이 경로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비교하면 현재 리스크의 실질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첫째 기준은 발생 트리거의 성격이다. 2019년 갈등은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이라는 사법적 결정에서 출발해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구체적 정책 조치로 이어졌다. 정책 대 정책의 충돌이었던 만큼 반도체 소재 공급망, 관광 소비재 등 실물 채널로 즉각 전이됐고, 불매운동이라는 소비자 행동까지 결합돼 파급 범위가 넓었다. 반면 이번 원격 참배와 추도사 문구 변화는 상징적·수사적 영역의 사건이다. 경향신문이 짚었듯 독도 문제까지 겹쳐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 무역 제한이나 공급망 조치로 구체화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트리거의 실물 연계 강도 자체가 다르다.
둘째 기준은 지속 기간과 반복성이다. 2019년 국면은 수출규제 발표부터 화이트리스트 재편입까지 약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전개됐고, 그 기간 관광 부동산 및 면세 상권 관련 자산의 밸류에이션에는 일본인 관광객 감소를 반영한 할인이 실제로 적용됐다. 이번 사안은 야스쿠니 참배가 매년 반복되는 연례 이벤트라는 점에서 시장이 이미 어느 정도 선반영하는 항목에 속한다. 신규 변수라기보다 기존 리스크 프리미엄의 재확인에 가깝다는 점이 차이다. 다만 다카이치 정부의 임기 초반이라는 시점, 그리고 참배 방식이 우회적(원격)이라는 점은 향후 직접 참배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겨 시장이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지점이다.
셋째 기준은 자산군별 전이 경로다. 2019년에는 소비재·관광·부품소재 공급망이 1차 채널이었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일본계 자본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심리, 그리고 국내 관광지 상권 임대료에 제한적 영향이 관측됐다. 현재 국면은 외교적 언어 변화에 그치는 만큼 실물 자산으로의 전이 경로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다만 독도 관련 발언이 추가되거나 경제 보복성 조치로 확대될 경우, 과거 사례처럼 관광 연계 부동산과 일본계 투자 심리에 재차 할인 요인이 반영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두 국면을 동일한 리스크 등급으로 취급하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 2019년은 정책적 트리거와 실물 전이가 결합된 구조적 리스크였던 반면, 현재는 상징적 트리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밸류에이션에 즉각적 할인을 적용할 근거는 제한적이다. 다만 야스쿠니 참배 방식의 변화 추이와 독도 관련 추가 발언 여부는 향후 실물 전이 가능성을 판단하는 선행 지표로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