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6만 건을 넘어선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그리고 지난 한 해 경찰서 서랍 속에 쌓인 22만 건의 미제 사건. 이 두 숫자는 같은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과 같아서, 누가 무엇을 놓쳤는지에 대한 답은 보는 사람이 어느 자리에 서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후속] 검찰 보완수사권 논의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동아시아 근대 검찰제도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수사권 배분은 언제나 '어느 기관이 국가 폭력의 최종 판단자인가'라는 질문과 맞물려 있었다. 일본은 패전 후 GHQ 주도의 사법개혁으로 경찰에 1차 수사권 대부분을 넘겼지만, 검찰의 보충수사권만은 폐지하지 않고 남겨두었다. 기소권자가 수사의 공백을 메울 최소한의 장치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은 셈이다.
반면 한국은 2020~2021년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대폭 좁히면서도, 보완수사요구권이라는 형태로 검찰이 경찰 수사에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일본식 절충과 한국식 절충은 겉모습은 닮았으나, 그 절충을 만든 정치적 압력의 방향은 정반대였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위험하다.
존치 찬성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경찰 수사만으로는 메우기 어려운 법률적 공백이 실재한다고 본다.
근거 — 미제사건 22만 건이라는 수치가 경찰 단독 수사 체계의 현실적 한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후퇴 경계론
보완수사권의 존치 자체가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 원칙의 후퇴라고 본다.
근거 — 검찰이 수사 개입 통로를 다시 넓히면 과거 검찰 중심 체제로의 회귀를 막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 넓게 볼지, 더 깊게 볼지 골라보세요
이번 수사권 재조정이 동아시아 다른 나라들의 사법개혁 실험과 비교했을 때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지켜볼 질문이 남는다.
보완수사권의 구체적 범위와 통제 장치가 어떤 법 조문으로 구체화될지가 다음 국면의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