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년 연장, 완성차·부품사 인력 구조와 비교하면 다르다
일본 제약사들이 65세 이상 정규직 유지로 사실상 정년을 폐지하는 사례가 나왔다. 자동차 산업의 인력 운용 방식과 비교하면 같은 고령화 대응이라도 산업별 접근 방식에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일본 정년제 개편의 핵심은 두 갈래다. 첫째는 정년 연장(60세→65세 또는 그 이상), 둘째는 정년 폐지 후 재고용·정규직 전환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제약회사는 65세 이상 인력도 정규직 지위를 유지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기존 '재고용 계약직' 방식보다 임금·처우 면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구조가 경직될 수 있다는 트레이드오프가 있다.
완성차·부품사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명확하다. 자동차 제조업은 생산라인의 물리적 강도, 교대근무, 신기술(전동화) 적응 속도라는 변수가 크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파워트레인 관련 숙련공의 역할이 축소되고, 반대로 배터리·소프트웨어 인력 수요가 늘어난다. 즉 자동차 산업의 고령 인력 활용은 '단순 근속 연장'보다 '재교육·재배치'가 전제되어야 하는 구조다. 제약업처럼 연구직·품질관리직 중심으로 고령 인력을 유지하는 방식을 자동차 부품사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비교 기준을 세 가지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1) 업무 강도: 제약사 연구·관리직은 신체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정년 폐지의 효용이 크다. 반면 자동차 생산직은 라인 작업 특성상 고령 인력의 생산성 저하 리스크를 기업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2) 기술 변화 속도: 전동화 전환은 5~10년 단위로 숙련도 요구사항 자체를 바꾼다. 제약업 대비 자동차 산업은 재교육 비용이 인사 정책 설계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3) 임금 체계: 정규직 유지형(제약사 사례)은 기존 임금 테이블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자동차 업계 일부에서 논의되는 재고용형은 임금을 재산정하는 방식이어서 기업 부담을 낮추지만 근로자 처우는 낮아진다.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보면, 정년제 개편이 일본 완성차·부품사의 손익계산서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인건비 상승이 매출원가율에 반영될지, 아니면 숙련 인력 유지로 인한 생산성 방어 효과가 상쇄할지는 개별 기업의 재교육 투자 여부와 전동화 전환 속도에 달려 있다. 현재까지 보도된 사례는 제약업 중심이며, 자동차 산업 내 구체적 재고용·정년폐지 통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 기업의 인사보고서나 유가증권보고서상 인건비 항목 변화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정년제 개편은 산업별로 적용 방식과 재무적 파급력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제약업 사례를 자동차 산업에 그대로 적용해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며, 각 기업의 인력 구성과 전동화 로드맵을 함께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