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사태, 전기차 vs 내연기관차 '유지비 리스크' 비교해보니
폭염발 정전이 반복되면서 '전기차 충전, 이러다 못 하는 거 아니야?'라는 질문이 많아졌다. 실구매자 입장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정전 상황에서 각각 어떤 리스크와 기회를 갖는지, 유지비·활용도 기준으로 비교해봤다.
먼저 팩트 정리부터. 이번 정전은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그리고 노후 배선·설비 과부하가 원인으로 지목됐다(YTN·MBC·KBS 보도 종합). 즉 '전기차가 전력을 많이 써서'가 아니라 에어컨 등 냉방 수요 폭증이 핵심 원인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두자. 이 부분을 헷갈리면 안 된다.
그럼 실제 비교로 들어가보자. 첫째, 충전 인프라 의존도. 완속 충전을 집에서 하는 경우 아파트 단지 자체가 정전되면 충전이 안 된다. 급속 충전소도 마찬가지로 전력 공급이 끊기면 무용지물이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주유소 전기 설비가 멀쩡하면 주유 자체는 가능하다(다만 주유소도 결제 시스템·주유기가 전기로 작동하니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 이 지점만 보면 내연기관차가 정전 상황에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
둘째, 반대로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있는 전기차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이오닉5·EV6 등 일부 모델은 배터리 전력을 가정용 콘센트처럼 뽑아 쓸 수 있다. 정전 시 냉장고, 선풍기, 휴대폰 충전 정도는 몇 시간~하루 이상 버틸 수 있는 비상 전원이 되는 셈이다. 이건 내연기관차엔 없는 옵션이다. 즉 '평소엔 충전 리스크, 비상시엔 발전기'라는 양면성이 전기차의 특징이다.
셋째, 잔존가치 관점. 정전이 잦은 지역(노후 배전망 지역)에 거주한다면 전기차 구매 전 해당 지역 충전 인프라의 전력 안정성을 확인해두는 게 실질적으로 유용하다. 이는 단지관리사무소나 한전 지역본부에 문의하면 확인 가능한 정보이고, 향후 재판매 시에도 '이 지역에서 충전 스트레스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구매자에게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내연기관차는 이런 지역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유가 변동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안고 간다.
결론적으로 정전은 특정 차종을 배제할 이유는 아니다. 다만 전기차를 고려 중이라면 ①거주지 정전 이력 ②V2L 지원 여부 ③단지 내 충전기 백업 전원 유무, 이 세 가지를 체크리스트로 삼아 판단하면 실구매 결정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