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도서 사재기 및 원본 폐기 논란
스캔이 끝난 책은 창고로 돌아가지 않는다. 미국의 한 시민단체는 AI 기업들이 학습용 텍스트를 확보하기 위해 도서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디지털화 작업이 끝나자마자 원본을 파쇄했다고 주장하며 반독점 조사를 촉구했다. 종이책 한 권의 마지막 운명이 서버 속 데이터 한 줄로 바뀌는 이 장면이, 저작권과 문화유산 보존을 둘러싼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
출판사로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얻어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식과, 시장에서 책을 대량 매입해 스캔 후 폐기하는 방식은 비용 구조가 다르다. 라이선스 계약은 저작권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법적 리스크가 낮고, 사재기-스캔-폐기 방식은 초기 매입 비용만 들이면 이후 정산 부담이 사라지는 대신 저작권 침해 소송 위험을 떠안는다.
시민단체가 문제 삼는 지점은 바로 이 비용 구조의 차이다. 원본을 남겨두면 재판매나 대여 등 2차 시장 가치가 남지만, 폐기하면 그 가치는 소멸하고 기업은 데이터만 취한다. 이는 콘텐츠 확보 비용을 회계적으로 최소화하는 선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같은 데이터를 정당한 라이선스로 확보했을 때보다 훨씬 낮은 원가로 AI 모델의 학습 기반을 마련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팩트체커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은 시민단체의 주장과 조사 촉구 사실에 한정되며, 폐기 도서의 정확한 규모나 특정 기업의 책임 여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근거 — SBS·조선일보 보도 모두 '시민단체 주장'과 '조사 촉구'를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어, 독립적인 사실 확인 자료가 함께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연구자
대량 디지털화가 저작권 갈등을 촉발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 사안도 결국 데이터 접근권과 저작권료 배분을 둘러싼 협상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근거 — 2000년대 도서 스캔 프로젝트 분쟁이 소송을 거쳐 접근권·보상 체계 합의로 귀결된 선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투자분석가
AI 기업 입장에서 원본 폐기는 데이터 확보 원가를 낮추는 합리적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반독점 조사로 번질 경우 그 원가 절감분을 넘어서는 법적 비용과 평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근거 — 단기적 매입·폐기 비용은 라이선스 계약보다 낮지만, 규제 리스크는 회계상 반영되지 않은 잠재 부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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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의 데이터 확보 관행 전반에 대한 규제 논의가 도서를 넘어 다른 콘텐츠 산업으로 확산될 것인가?
폐기된 원본 도서의 실제 규모와 대상 기업이 특정되면, 저작권 침해와 반독점 위반 중 어느 쪽 책임이 더 무겁게 다뤄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