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핵합의 협상
파키스탄 외교 소식통의 입에서 나온 한 문장, '미국과 이란이 모종의 합의에 근접했다'는 말이 이슬라마바드를 떠나 뉴욕 증시 개장가를 흔들었다. 협상장에는 아직 서명도 공동선언문도 없다. 그런데도 시장은 벌써 유가와 환율표를 다시 그리고 있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이 서명한 핵합의(JCPOA)는 우라늄 농축도를 3.67%로 묶는 대가로 제재를 풀어주는 거래였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이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며 제재를 되살렸고, 이란은 이에 맞춰 농축도를 60%까지 끌어올리며 합의의 뼈대를 스스로 허물었다.
이후 빈, 도하, 무스카트에서 여러 차례 간접협상이 재개됐지만 매번 조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멈춰섰다. 오만과 카타르가 그동안 메신저 역할을 맡아왔고, 이번엔 파키스탄이 그 자리에 섰다는 점이 새롭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이 패턴은 '협상 재개설'이 나올 때마다 기대와 회의가 동시에 따라붙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중재국·이란 측 기대론
경제난 해소가 시급한 이란이 검증 가능한 핵 제한을 받아들이고 미국도 단계적 제재 완화로 응할 여지가 있다는 낙관론이 존재한다.
근거 — 파키스탄이 '모종의 합의에 근접했다'는 이례적 언급을 내놓았고, 이란의 오랜 제재 피로가 협상 유인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미국 내 신중론
검증 가능한 핵사찰 체계 없이는 제재 완화에 나설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 워싱턴 내부에서 여전히 힘을 갖고 있다.
근거 — 2015년 JCPOA가 탈퇴 이후 이란의 농축도 상승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경계심이 크다는 점이 근거다.
시장 낙관론
합의 기대가 유가 하락과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져 원화 등 신흥국 통화에 단기적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근거 — 뉴욕증시가 합의 기대 소식에 상승 출발한 사례가 이런 파급 경로가 실제로 작동함을 보여준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시장 신중론
과거에도 협상 기대가 여러 차례 결렬로 끝난 전례가 있어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병존한다.
근거 — 이번에도 뉴욕증시가 상승 출발 후 곧 혼조로 방향을 잃었다는 점이 시장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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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상이 다시 결렬될 경우 중동 전체의 대리전 구도는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