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60일 시한'은 왜 다시 돌아왔나 — 제재와 협상의 반복된 궤적
이번 60일 협상 시한 종료는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2018년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 탈퇴 이후 반복돼 온 '압박-버티기' 패턴의 연장선에 있다. 규제 강도가 먼저 올라가고 산업·경제 대응이 뒤따라오는 간극은 이번에도 관찰된다.
이란 핵협상의 역사는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기 체결된 JCPOA(이란핵합의)에서 출발한다. 이 합의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가로 서방의 제재를 완화하는 구조였으나,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제재가 재개됐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왔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 원유 수출 제재, 금융 접근 차단 등 이른바 '최대 압박' 정책을 유지해왔다.
이번에 종료된 60일 시한은 이러한 반복적 협상-제재 순환의 최신판이다. 협상 결렬 이후 미국이 검토하는 후속 조치는 대체로 세 갈래로 예상된다. 첫째는 이란 원유 수출과 관련된 제3국 기업·금융기관에 대한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확대, 둘째는 이란 정부 및 관련 기관의 자산 동결 범위 확대, 셋째는 동맹국과의 공동 제재 압박이다. 다만 한겨레 보도가 지적하듯 이 접근에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이란산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을 직접 겨냥할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고, 이는 미국 내 정치적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이란 측의 '버티기' 전략 역시 나름의 역사적 근거를 갖고 있다. 이란은 과거에도 제재 국면에서 우회 수출망 구축, 비달러 결제 시스템 활용, 러시아·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 등을 통해 압박을 흡수해왔다. 경향신문이 짚은 대로 이번에도 양측이 즉각적인 양보 없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런 전례가 있다.
정책분석 관점에서 주목할 지점은 규제(제재) 발표와 실제 산업·시장의 대응 속도 사이의 간극이다. 제재는 법적·행정적 절차를 거쳐 비교적 신속히 발표될 수 있지만, 글로벌 원유 시장, 금융 결제망, 관련 기업들의 실제 대응은 계약 구조 재조정, 대체 거래선 확보 등 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 간극이 유가 변동성이나 예상치 못한 제3국 반발로 나타날 여지가 있다는 점은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다.
또한 이번 국면이 단순히 양자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은 JCPOA의 원 서명국으로서 별도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러시아·중국은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대미 견제 구도에 활용해온 전례가 있다. 따라서 미국의 후속 제재 조치가 어떤 범위와 강도로 설계되느냐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다자 구도 속에서 파급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신중히 다뤄야 한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제재 대상 목록이나 시행 시점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향후 발표되는 행정명령이나 재무부 발표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런 발표는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어, 초기 발표 이후에도 추가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