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과잉생산' 프레임은 어디서 왔나
2026년 8월 전해진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검토 소식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라 최근 수년간 누적된 통상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과잉생산(overcapacity)'이라는 용어 자체가 미중 무역분쟁의 새로운 국면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중 관세 분쟁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301조' 발동으로 본격화됐다. 당시는 지식재산권 침해와 무역수지 불균형이 주된 명분이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관세 기조는 대부분 유지됐고, 오히려 전기차·배터리·태양광 패널 등 특정 산업으로 타깃이 좁혀지는 양상을 보였다.
'과잉생산' 프레임이 부상한 것은 2023년 이후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모두 중국 정부의 산업보조금 정책이 자국 기업의 생산능력을 과도하게 키웠고, 그 결과물이 저가로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재닛 옐런 전 장관이 2024년 방중 당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에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철강 관련 추가 관세도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잉생산'이라는 개념 자체가 국제 통상법상 명확히 규정된 용어는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통상 관세 부과의 근거로는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내 절차가 활용돼왔다. 특정 국가의 산업정책이 '과잉'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절차는 나라마다, 사안마다 다르게 적용돼온 것이 사실이며, 이 때문에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은 매번 반복돼왔다.
또한 이번 검토가 2026년 9월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도 배경으로 짚어볼 대목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관세 카드가 협상력 확보 차원에서 활용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2019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체결 전후로도 관세 인상과 유예 발표가 반복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검토 역시 실제 시행 여부나 세부 조건이 확정되기까지는 협상 국면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국내 소비자와 산업계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어떤 품목에, 얼마의 세율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다. 현재까지 알려진 7.5%라는 수치나 자동차·철강이라는 품목은 보도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나 관보 게재 전까지는 확정된 사실로 보기 어렵다. 과거 관세 조치들이 대부분 발효 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공청회, 서면의견 접수)를 거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건 역시 유사한 행정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관련 업계나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이 절차가 공개되는 시점부터 실질적인 대응 준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응 방식도 과거 패턴을 참고할 수 있다. 2018년 이후 중국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 대체로 동종·동규모의 보복관세로 맞대응해왔으며, 필요시 WTO 제소 절차를 병행했다. 이번 사안에서도 유사한 대응이 나올지, 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른 방식의 협상 전략을 택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