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100%, 조선 2척 — 트럼프 관세·조선 조치의 계보를 짚다
이번에 알려진 드론 관세와 해외 조선소 건조 허용 조치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제조업·안보 연계 통상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언론사별로 보도된 관세율(100%, 25%, 15%)이 엇갈리고 있어, 확정된 수치인지 협상 대상국별 차등 적용인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관세 조치를 이해하려면 우선 그 법적 근거의 계보를 봐야 한다. 미국 대통령은 통상법 232조(국가안보)와 301조(불공정 무역관행)를 근거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해온 전례가 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철강·알루미늄에 232조를 적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며, 이번 드론 관세 역시 유사한 안보 논리, 즉 중국산 드론에 대한 데이터 유출·군사적 전용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조치가 232조를 근거로 하는지, 별도의 행정명령 형식인지는 원문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향후 관보 게재나 세부 시행령을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조선업 조치는 결이 다르다. 미국 조선업은 2차대전 이후 지속적으로 쇠퇴해 현재 상선 건조 능력이 세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미 해군 선박 일부를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되어 왔고, 이번에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사에 한해 최대 2척까지 건조를 승인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한화오션이 조건에 부합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이 회사가 미국 내 조선소 인수·투자를 이미 진행해온 이력과 맞닿아 있다. 이는 이른바 '마스가(MASGA)' 구상, 즉 한미 조선 협력을 통한 미 해군력 재건 논의와도 연결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정책 발표와 실제 시행 사이의 시차다. 관세율이나 건조 허용 조건은 발표 시점에 확정되기보다, 이후 행정명령 세부조항, 의회 검토, 상대국과의 협상을 거치며 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한국에 적용되는 세율이 15%인지 25%인지 보도마다 다른 것은, 발표 초기 단계의 혼선일 수도 있고 협상 대상국별 잠정 합의가 유동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지점은 확정 발표문이나 관보 공고가 나올 때까지 단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이해관계자 구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내 드론 제조업체와 조선소는 보호 조치의 직접 수혜자이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 내 유통·물류업체는 비용 상승 부담을 질 수 있다. 상대국 정부와 업계 역시 관세 부과가 자국 수출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한편, 조선 협력처럼 반대로 투자·협력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단일한 보호무역 조치라기보다, 안보 논리와 산업 재건 논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온 것으로, 향후 세부 시행 과정과 상대국 반응을 함께 지켜봐야 그 실질적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