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승차 사고, 급발진 논란은 왜 반복되는가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발생한 테슬라 시승차 돌진 사고는 전기차 급발진 의혹이 국내에서 되풀이되어온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사고 원인 규명 이전에, 이런 사고가 왜 매번 유사한 논쟁 구도로 흘러가는지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는 내연기관 차량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다만 전기차, 특히 테슬라의 경우 가속 페달 반응이 즉각적이고 회생제동 방식이 기존 차량과 달라 운전자의 조작 착오와 기계적 결함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이번 IFC몰 사고 역시 급발진 가능성과 운전자 조작 미숙이 동시에 거론되는 초기 단계로,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내 급발진 관련 분쟁에서 가장 오래된 쟁점은 입증 책임 문제다. 현행 제조물 책임법 체계에서는 결함을 주장하는 소비자 측이 상당 부분 입증 부담을 지는 구조였고, 이 때문에 급발진 의심 사고 대부분이 '원인 불명'으로 종결되어 온 전례가 많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입증 책임을 제조사 쪽으로 일부 전환하려는 법 개정 논의가 있었지만, 실제 소송 실무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사고도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유사 사건의 입증 방식에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승차 관리 절차 역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딜러사는 통상 자체적인 시승 안전수칙을 운영하지만, 이는 법정 의무사항이라기보다 회사별 내부 지침 성격이 강하다. 시승 전 안전벨트 착용, 동승 직원 배치, 저속 구간 안내 등이 일반적으로 권장되지만, 이를 감독하거나 표준화하는 정부 차원의 별도 규정은 뚜렷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이 확인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운영되어 온 지점이라, 사고 경위가 밝혀지면 시승 관리 절차의 제도화 필요성이 다시 논의될 수 있다.
전기차 안전성 논란은 판매량 증가와 맞물려 커지는 경향이 있다.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늘면서 관련 사고 건수도 자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이것이 곧 전기차의 사고율이 내연기관차보다 높다는 의미로 단순화되기는 어렵다. 다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 규명 절차나 소비자 대응 체계가 아직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며, 이는 이번 사고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고는 단발적 사건이라기보다, 급발진 입증 책임 논의와 시승차 관리 절차의 공백이라는 두 축이 겹쳐 드러난 사례에 가깝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사고 원인에 대한 단정적 결론을 내리기보다, 관련 제도의 현황과 한계를 함께 짚어보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접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