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저울반도체 산단 송전망 확충배경과 역사
송전망 확충반도체 산단전력수급계획지역 수용성
배경과 역사

반도체 산단 송전망 확충, 왜 지금 다시 논쟁의 중심인가

맥스 에디터(정책분석가)가 정리했습니다

호남권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공급 문제는 새로 생긴 이슈가 아니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과 송전망 확충 사이의 시차는 한국 전력정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구조적 과제였고, 이번 사안은 그 연장선에 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소비하는 시설이다. 웨이퍼 공정 특성상 순간적인 전압 변동조차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일반 산업단지보다 훨씬 엄격한 전력 품질과 공급 안정성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산업부와 한국전력은 부지 선정 이후 실제 전력 공급이 가능한 시점까지의 시차를 관리하는 문제에 부딪혀 왔다.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2019년 정부가 국가산업단지로 예비 지정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부지 확정,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등 통상적인 산단 조성 절차를 거치는 동안 전력 수요 예측치는 계속 상향 조정됐고, 이에 맞춰 송전선로 계획도 재검토가 필요해졌다. 초고압 송전선로는 통상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시설로, 산단 조성 속도와 송전망 구축 속도가 어긋나는 현상은 국내 여러 산업단지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돼 왔다.

호남권의 경우도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정부가 제안하고 기업이 최종 결정한다”는 표현을 쓴 배경에는, 부지 제공만으로 기업 유치가 완결되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력 공급의 확실성이 투자 결정의 핵심 변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정부가 부지와 함께 전력 인프라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 실제 투자 유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 여러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확인된 바 있다.

송전망 확충 자체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지역 주민과의 갈등(2013~2014년)은 송전선로 인허가 과정에서 지역 수용성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변수인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후 정부와 한국전력은 지중화, 보상체계 개선, 주민 협의 절차 강화 등을 시도해왔지만, 신규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지역 반발은 여전히 사업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통상 2년 주기로 수립되는데,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는 이 계획 수립 주기와 맞아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요 예측과 설비 계획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별도의 보완 대책이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번 호남권·용인 사안 역시 이러한 제도적 틀 안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송전망 확충 논의는 반도체 산업 특유의 전력 요구, 산단 조성 절차의 기존 관행,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지역 수용성이라는 세 가지 축이 겹쳐 있는 사안이다. 배경을 이해하면, 이번 계획이 왜 부지 발표와 동시에 완결되지 못하고 별도의 속도 조절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맥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 읽어보기
반도체 산단 송전망 확충 전체 보기반도체 산단 송전망 확충, 입주기업이 지금 확인해야 할 절차호남권 vs 용인, 반도체 송전망 확충 뭐가 다른가반도체 송전망 확충, 내 전기요금·내 스마트폰 가격이랑 무슨 상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