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재산 환수, 어디까지 왔나: 2005년 특별법부터 최근 논의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 명의 재산의 국가 환수는 새로 등장한 의제가 아니라 2005년 특별법 제정 이후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법적·행정적 절차의 연장선에 있다. 최근 정부가 이를 재차 언급하며 식민지 역사 기념사업과 함께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그간의 제도적 경과와 미해결 쟁점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생겼다.
친일재산 환수의 법적 뿌리는 2005년 제정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법에 따라 설치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하며 168명, 재산가액 약 1300억 원 규모의 국가귀속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2010년 활동을 마치고 해산했으며, 이후 개별 소송을 통한 사후적 재산 환수만 간헐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2011년 헌재는 이 특별법의 소급 적용에 대해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하면서도, 재산 특정과 상속인 확정 절차에서 개별 사안별 정당한 보상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를 남겼다. 즉 국가 귀속이 가능하다는 원칙과, 그 실행에는 엄격한 개별 심사가 필요하다는 조건이 동시에 확인된 셈이다. 이후 새로운 재산이 뒤늦게 발견되거나 상속 관계가 복잡한 사안에서는 위원회 재가동 없이 법무부나 국가 소송을 통해 개별적으로 다뤄져 왔다.
최근 보도된 정부 발언은 이러한 기존 제도를 다시 활성화하거나 확대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으로 조사위원회를 재설치할지, 기존 법의 범위를 넓힐지, 아니면 개별 소송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갈지는 아직 확정된 절차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지점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상 재산의 범위 확정이다. 환수 대상이 되는 재산이 상속·증여·매매를 거치며 여러 세대를 넘어간 경우, 현재 소유자가 선의취득자인지 여부, 그리고 국가귀속 후 해당 재산의 평가액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할지가 실무의 핵심 쟁점으로 남는다. 이는 조세 행정에서도 익숙한 문제로, 상속세나 증여세 부과 시 재산가액을 사후적으로 재평가하는 절차와 유사한 어려움을 안고 있다.
한편 재산 환수와 병행되는 식민지 역사 기념사업은 별도의 법적 근거와 예산 체계를 갖는다. 국가기록원, 국사편찬위원회 등 기존 기관의 사업 확장인지, 새로운 전담 기구 설립인지에 따라 소요 재원과 추진 주체가 달라진다. 지자체 차원의 기념관 건립이 병행될 경우 국비와 지방비 분담 문제도 뒤따른다.
결국 이번 논의를 이해하려면 두 갈래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이미 법적 틀이 마련돼 있으나 집행상 개별 심사가 까다로운 재산 환수 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별도의 예산과 기구 설계가 필요한 기념사업이다. 두 사안 모두 이해관계자—후손, 지자체, 학계, 국가—의 입장이 엇갈리는 지점이 있어, 향후 구체적 시행령이나 위원회 구성안이 나올 때 대상과 절차가 얼마나 명확하게 제시되는지가 실질적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