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형소법 개정 논란, 왜 지금 불거졌나 — 검경 수사권 조정의 연장선
대통령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갑자기 등장한 쟁점이 아니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축적된 제도 변화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헌법상 불소추특권 조항이 맞물리면서, 이번 논란은 오래된 구조적 긴장이 표면화된 사례로 볼 수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의 뿌리를 이해하려면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당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됐다. 다만 경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를 대비해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남겨두었다. 이는 수사권 분산과 견제 장치를 동시에 마련하려는 절충안이었다.
2022년에는 이른바 검찰 직접수사 범위 축소 입법이 이어지면서 검찰의 권한은 한 차례 더 제한됐다. 이번에 논란이 된 '보완수사 폐지' 역시 이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의 어느 부분을 폐지하려는 것인지,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더 강화하는 방향인지, 아니면 검찰의 재수사 요구 절차 자체를 손보려는 것인지는 개정안 원문과 법사위 논의 과정을 확인해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언론 보도만으로는 세부 조문까지 특정하기 어렵다.
대통령 관련 조항이 별도로 쟁점화되는 이유는 헌법 84조의 불소추특권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 이 조항은 수사기관 간 권한 배분과는 별개의 헌법 문제이지만, 수사·재판 절차를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대통령 관련 사건 처리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이 각각 개정 취지를 다르게 해석하는 배경에도 이 헌법 조항의 적용 범위를 둘러싼 입장차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측이 제기한 '형소법을 읽지 않았다'는 취지의 비판이나 '보완수사 폐지'를 둘러싼 여진은, 결국 개정안의 실제 조문이 수사기관 간 권한을 어떻게 재배치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기존 대통령 관련 수사·재판 관행과 어떻게 충돌하거나 조화되는지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이 실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다른 쪽에서는 향후 유사 사건 처리에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도의 연혁을 짚어보면, 이번 논란은 특정 정치 세력의 일시적 공방이라기보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신분과 맞닿으면서 발생한 구조적 쟁점에 가깝다. 개정안의 최종 조문과 국회 통과 여부, 그리고 시행 시 하위 법령 정비 방향까지 확인돼야 실제 영향 범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