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수사권 폐지, 78년 형사사법 체계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1948년 검찰 제도 출범 이후 이어져 온 수사 체계의 근간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번 논의는 돌발적인 사안이 아니라 2020년대 초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 입법의 연장선에서 나온 결과이며, 그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검찰이 수사 개시권과 지휘권을 갖게 된 것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는 보조 수사기관으로 규정됐고, 이 구조는 이후 수십 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넓다는 지적과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있었지만, 제도적 변화는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은 2020~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부패·경제 등 6대 범죄로 제한하고,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개정됐다. 이는 검찰 권한 집중에 대한 우려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오랜 논쟁이 맞물린 결과였다. 이어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을 통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2대 범죄로 다시 축소됐고, 이 과정에서 국회 처리 절차와 위헌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지금 논의되는 검사 수사권 전면 폐지는 이 흐름의 다음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방안이 시행될 경우 검찰과 경찰이 함께 운영하던 9개 합동수사본부의 해산이 불가피하며, 경찰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비한 태스크포스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내부비리수사대 출범과 9월 초 예정된 가족 사건 상피제 시행 등은 확대된 수사권을 뒷받침하기 위한 경찰 내부의 준비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절차적으로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검사 수사권 폐지는 법률 개정과 국회 통과를 거쳐야 하며, 78년 만의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서 위헌 논란이 재차 제기되고 있다. 검찰 권한을 축소하는 속도와 이를 흡수할 경찰 조직의 견제·내부통제 체계가 얼마나 갖춰졌는지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피제나 내부비리수사대 같은 조치들이 실제로 작동하기까지는 시행 세칙과 조직 운영 경험이 축적돼야 하는 만큼, 제도 변경과 현장 대응 사이의 시차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의 찬반은 결국 이 지점에서 갈린다. 검찰 권한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경찰로의 권한 집중이 새로운 견제 공백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주목할 것은 법안 처리 일정과 헌법재판소의 판단, 그리고 경찰 내부통제 장치의 실질적 완성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