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수사권 폐지 vs 2021년 수사권 조정: 통제구조 비교표
검사의 수사권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는 다른 차원의 권한 재배분이 진행 중이다. 두 시점의 제도를 같은 기준선 위에서 비교하면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그대로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6대 범죄로 축소하되, 검사의 수사권 자체는 남겨두는 구조였다. 반면 이번에 논의되는 방안은 수사권 보유 여부를 다투는 것으로, 축소가 아니라 소멸에 해당한다. 자산 비유로 말하면 전자는 포트폴리오 내 비중 조정, 후자는 특정 자산군의 상장폐지에 가깝다. 리스크의 성격이 다르다.
비교 기준을 세 가지로 나눠보자. 첫째, 견제장치의 이중성이다. 기존 구조에서는 검찰과 경찰이 상호 보완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며 한쪽의 오류를 다른 쪽이 잡아내는 헤지 기능이 있었다. 검사 수사권이 폐지되면 이 헤지가 사라지고 경찰 단일 기관의 수사 결과에 대한 검증은 기소 단계에서만 이뤄진다. 상관관계가 높은 두 자산을 하나로 합치는 셈이라, 시스템 리스크가 분산되지 않고 집중된다.
둘째, 실무 인프라의 연속성 문제다. SBS 보도에 따르면 검사 수사권 폐지 논의와 함께 9개 합동수사본부 해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수본은 검경이 공동으로 대형 사건을 다루던 협업 채널인데, 이 채널이 사라지면 기존에 축적된 수사 노하우와 인력 배치가 재편되어야 한다. 밸류에이션 언어로 보면 기초자산의 구조가 바뀌는 것이므로, 과거 데이터를 그대로 새 구조에 적용하기 어렵다. 전환 초기 수사 지연이나 공백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운 변수다.
셋째, 경찰 내부 통제 장치의 강화 속도다. 경찰은 9월 초부터 가족 관련 사건에서 담당 경찰관을 배제하는 상피제를 전격 시행하고, YTN 보도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TF를 통해 하반기 내부비리수사대 출범을 준비 중이다. 이는 수사권 확대에 따른 자체 통제 프리미엄을 사전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다만 이 장치들이 검찰이 수행했던 외부 견제 기능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자체 감사 기능과 외부 감독 기능은 리스크 완화 효과가 다르며, 전자만으로 후자를 완전히 대체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로선 부족하다.
결국 이번 논의를 하나의 리스크 프리미엄 재산정 이벤트로 보면, 핵심은 '누가 무엇을 얼마나 통제하는가'라는 구조 변수다. 2021년 조정이 비중 조정이었다면 이번은 구조 자체의 변경이며, 변경 후 첫 국면에서는 합수본 해산에 따른 실무 공백과 경찰 자체 통제장치의 실효성이 동시에 관찰돼야 한다. 확정된 시행 시점이나 최종 법안 내용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으므로, 각 장치의 실제 가동 여부와 성과 지표를 순차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이 정책 변화를 판단하는 가장 근거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