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데이터센터 확장, 세제 혜택과 요금 부담의 역사적 뿌리
AI 수요 확대를 이유로 추진되는 메가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은 단순한 산업 시설 확충이 아니라, 오랜 기간 반복돼 온 '산업 유치를 위한 인프라 투자와 그 비용 귀착' 문제의 최신판이다. 프레시안 보도가 지적한 2035년까지 9배 확장이라는 수치는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뿐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먼저 부담하고 누가 뒤늦게 갚는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을 다시 불러온다.
데이터센터 산업이 지역에 들어설 때 흔히 동반되는 것이 재산세 감면과 전력요금 특례다. 이는 반도체 클러스터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시기부터 이어져 온 유치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일자리와 세수 증대를 기대하며 초기 몇 년간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전력 공급자는 대규모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요금 체계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이 혜택의 대가로 발생하는 전력망 확충 비용, 변전소 신설 비용, 상수원 취수 관련 비용이 어떤 방식으로 회수되느냐다.
전력망 확충은 통상 두 가지 경로로 재원이 마련된다. 하나는 시설을 유치한 사업자가 직접 분담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전체 요금 체계에 반영해 일반 소비자와 산업체가 나눠 부담하는 방식이다. 과거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사례에서 후자의 방식이 채택된 경우, 특정 지역의 산업 유치 편익이 다른 지역 소비자의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적으로 문제시됐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고정 부하를 갖는 특성상 전력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 귀착 문제가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프레시안이 짚은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했다. 빅테크와 관련 기업들이 제시하는 수요 전망은 AI 서비스 확산이라는 거시적 추세에 근거하지만, 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수요가 실제로 그 규모까지 뒷받침되는지는 별도로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9배 확장이라는 수치가 실제 이용률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미 투입된 전력망·상수원 인프라 투자는 회수되지 못한 채 지역에 남을 위험이 있다.
절차적으로는 환경영향평가와 전력계통 영향평가가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는 장치로 마련돼 있다. 그러나 개별 사업 단위로 진행되는 평가가 누적적 영향, 즉 여러 데이터센터가 동시에 같은 전력망과 수자원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총량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는지는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제기하는 전기요금 상승, 소음, 생태계 영향에 대한 우려는 이러한 절차적 공백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
결국 메가 데이터센터 확장 논란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AI 산업의 성장세만이 아니라 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세제·요금 체계가 과거 어떤 방식으로 비용을 배분해왔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그 역사적 패턴이 되풀이될지, 혹은 이번 확장 국면에서 비용 분담 방식이 재설계될지가 앞으로의 갈등 양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