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신문 지면에 박힌 문장 하나가 2024년 정치판 한복판으로 소환됐다. 김의겸 의원이 '24년 전 기사를 바로잡는다'며 김민석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죽이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선언하자, 김민석 의원 측은 그 정정 자체가 또 다른 왜곡이라며 반박했다. 죽은 사람의 말은 침묵하지만, 죽은 사람에 대한 말은 여전히 정치를 움직인다.
[논란] 김민석-김의겸 노무현 관련 발언 논쟁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두고 대립하는 논쟁이 발생했다.
정치인이 세상을 떠난 지도자의 발언을 두고 수십 년 뒤에 다투는 일은 동아시아 정치사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다나카 가쿠에이 사후 그가 남긴 '결단'의 진의를 둘러싸고 자민당 파벌들이 오랫동안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고, 중국에서는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발언이 개혁파와 보수파 양쪽에서 각기 다른 근거로 인용돼 왔다.
김민석과 김의겸의 충돌도 구조는 비슷하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이미 고인이 되어 스스로 해명할 수 없고, 그 침묵의 자리를 채우는 것은 살아있는 정치인들의 기억과 해석이다. 다만 이번 논쟁이 다른 점은, 그 대상이 국가지도자의 대외 정책 발언이 아니라 같은 진영 정치인 사이의 사적인 언사였다는 점에서 정통성 다툼의 성격이 더 짙다는 것이다.
역사연구자
이 논쟁은 노무현이라는 상징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 반복되어온 정통성 다툼의 최신판이라고 본다.
근거 — 노무현 사후 그의 발언과 유산이 당내 계파 경쟁의 정치적 자산으로 여러 차례 소환되어 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팩트체커
지금 확인 가능한 것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는가'라는 사실뿐이다.
근거 — 24년 전 원 발언의 육성 기록이나 제3자 확인 없이 양측의 기억과 해석만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넓게 볼지, 더 깊게 볼지 골라보세요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여전히 여야 정치 언어에서 소환되는 이유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