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취임 1주년을 계기로 보이스피싱·마약 등 민생범죄 대응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선과 정책 방향을 제대로 읽으려면 검찰개혁을 둘러싼 지난 20여 년간의 제도적 궤적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검찰개혁 논의는 특정 정권의 산물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제도 설계의 문제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 구조는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큰 틀이 유지돼 왔고, 이를 분산하려는 시도는 2004년 공수처 설치 논의, 2011년 검경 수사권 조정 협의체 구성 등 여러 차례 있었지만 매번 이해관계자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유보됐다.
실질적 전환점은 2020년 검경수사권 조정과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였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6대 범죄에서 단계적으로 축소되고, 경찰과 국가수사본부의 역할이 확대되는 구조적 변화가 이 시기에 집중됐다. 법무부 장관은 이 변화된 구조 속에서 검찰 인사권과 감찰권을 통해 개혁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맡게 됐는데, 이 역할의 범위와 한계를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정성호 장관의 취임은 이런 제도적 재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전 장관들과는 다른 조건에 놓여 있다. 초기 개혁 국면에서는 법 개정과 조직 개편 자체가 핵심 과제였다면, 현 시점에서는 조정된 수사권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특히 보이스피싱이나 마약범죄처럼 여러 수사기관의 공조가 필수적인 영역에서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으로 떠올랐다.
이 지점에서 규제 강도와 현장 대응 속도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수사권 조정은 법제도 차원에서 신속히 완료됐지만,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나 국제 공조 절차, 신종 범죄 수법에 대한 대응 매뉴얼 정비는 상대적으로 더딘 속도로 진행돼 왔다는 지적이 학계와 실무 양쪽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민생범죄 엄단이라는 목표 자체는 역대 모든 법무부 장관이 공유해 온 것이지만, 그 목표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인프라가 정비되는 속도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검찰 개혁을 평가할 때는 검찰의 자체 권한 축소라는 측면과, 축소된 권한을 이어받은 경찰 및 관련 기관의 역량 강화라는 측면을 함께 봐야 한다. 어느 한쪽만 진행되고 다른 한쪽이 뒤따르지 못하면 수사 공백이나 중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호 장관 취임 1년에 대한 평가 역시 이런 균형의 관점에서, 그리고 지난 20년간 누적된 제도 변화의 연속선상에서 바라볼 때 보다 입체적인 판단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