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논란, 왜 반복되는가 — 특별법 제정사와 국회 공간의 정치화
이진숙 관련 5·18 토론회 논란은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1995년 5·18특별법 제정 이후 30년 가까이 이어진 '역사 왜곡 논쟁'의 최신 국면이다. 왜 이 논쟁이 국회라는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재점화되는지, 제도적 배경을 짚어본다.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발생 직후부터 오랫동안 '광주사태'로 불리며 그 성격 규정을 둘러싼 논쟁의 대상이었다. 1988년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 1995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거치며 법적으로는 '민주화운동'으로 명확히 규정됐고, 관련자들은 유공자로 예우받게 됐다. 그러나 법적 규정과 별개로 정치·사회적 영역에서는 왜곡 발언이 반복적으로 제기됐고, 이에 대응해 2021년 국회는 5·18특별법을 개정해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왜곡·비방에 형사처벌 조항을 신설했다. 이번 논란이 '단순 의견 표현'인지 '처벌 대상 왜곡'인지를 둘러싼 이견도 이 법 개정사를 배경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에서 특히 주목할 지점은 장소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토론회는 국회 내 공간에서 열렸고, 이는 국회의원 또는 보좌진의 명의 대관을 거쳐야 가능한 절차다. 오마이뉴스 보도에서 의원실이 '전두환 비서실장을 초대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부분은, 국회 공간 대관과 실제 행사 참석자 구성 사이에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통제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즉 대관 의원(실)이 행사 전체 내용과 참석자를 사전에 완전히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이며, 이 지점이 책임 소재 논쟁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정치권 반응의 양상도 역사적 패턴을 따른다. 국민의힘은 '부적절, 재발 않길'이라는 완곡한 유감 표명에 그쳤고, 이는 과거 유사 사례(지만원 씨 관련 발언, 일부 인사의 '5·18 북한군 개입설' 등)에서도 반복된 대응 방식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민주공화국 부정'이라는 강한 표현으로 여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런 비대칭적 대응은 5·18 문제가 여전히 진영별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부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겨레 보도에 인용된 이진숙 측의 '김정은 환영 모임도 비난했나'는 반박은, 논쟁을 대칭적 프레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는 5·18 왜곡 논쟁이 역사적 사실 확정의 문제를 넘어, 각 진영이 서로의 정치적 상징을 비교하며 정당성을 다투는 구조로 굳어져 왔음을 재확인시킨다.
결국 이번 논란은 개인의 발언 하나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①5·18특별법의 왜곡처벌 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지, ②국회 공간 대관 제도의 사전 검증 절차가 보완될지, ③정치권이 역사 인식 문제에서 일관된 기준을 세울 수 있을지라는 세 가지 제도적 질문과 연결돼 있다. 아직 수사나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안은 없으며, 향후 이 논쟁이 어떤 절차를 거쳐 정리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