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검경 수사권 조정 5년사로 짚어보기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에 처음 불거진 사안이 아니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 이후 단계적으로 진행돼 온 수사 체계 개편의 연장선에 있으며, 그 이면에는 경찰과 검찰, 그리고 정치권의 오랜 입장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보완수사권은 2020~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마련된 제도다. 당시 개편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크게 축소되면서, 경찰이 자체적으로 수사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부족한 부분을 다시 확인하거나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나왔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기능으로 설계된 것이라는 게 도입 당시의 설명이었다.
이후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을 거치며 검찰의 수사 범위는 한 차례 더 조정됐다. 이 과정에서도 보완수사권의 존치 여부는 매번 쟁점이었다. 경찰은 수사 종결권과 자율성 확대를 요구해왔고, 검찰과 법조계 일부는 견제 장치 약화가 부실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즉 이번 논란은 새로운 갈등이라기보다, 5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제도 조정 과정에서 미완으로 남아 있던 쟁점이 다시 표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논란의 직접적 계기는 정부와 정치권이 보완수사권 자체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좋은 의도의 정책도 국민 피해를 주면 성역 없이 고쳐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기존 수사권 조정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이 발언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직접 지칭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KBS 보도가 전한 것처럼, 경찰 쪽에서는 “차질 없는 준비”를 강조하며 제도 변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무책임한 대통령”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온도차는 새 제도가 실제 시행되기까지 준비 기간과 현장 적용 사이에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무적으로 보완수사권은 복잡한 사실관계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건에서 자주 활용돼 왔다. 예컨대 부동산 실거래가 조작이나 전세사기처럼 금융·계약 관계가 얽힌 사건은 초동수사 단계에서 놓친 쟁점을 뒤늦게 보완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제도가 폐지될 경우 이런 유형의 사건 처리 절차가 어떻게 재설계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로서는 폐지 여부와 시행 시기 모두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정치권과 법조계, 수사기관 간 논의가 진행 중인 단계로 봐야 한다. 향후 국회 입법 절차와 관계기관 협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제도 변화가 실제 수사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시행 이후에나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