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준공 감소, 그 뿌리는 몇 년 전 인허가 통계에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통상 3~5년 전 인허가와 착공 단계에서 이미 예고된 결과라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택 공급 통계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어느 단계'의 수치인가다. 인허가, 착공, 준공은 각각 다른 시점을 반영하며, 그 사이에는 통상 3~5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즉 지금의 준공 감소는 2019~2021년 무렵의 인허가·착공 위축이 시간을 두고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는 정비사업 규제 강화,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공사 지연 등이 겹친 구간이었다.
서울은 특히 신규 택지가 부족해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비중이 높다는 구조적 특징을 갖는다. 정비사업은 조합 설립부터 관리처분, 이주, 착공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마다 인허가 지연이나 소송,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은 몇 년 뒤 준공 물량 감소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재의 공급 부족을 특정 시점의 정책 하나로 설명하기보다는, 여러 해에 걸친 인허가·착공 흐름의 누적 결과로 보는 것이 통계적으로 더 정합적이다.
임대차 시장의 변화도 비슷한 시차 구조를 보인다. 2020년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은 전세 계약 관행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후 금리 인상기를 거치며 전세자금대출 부담이 커지자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여기에 '전세 사기' 이슈로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이 커진 점도 월세 전환을 가속화한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이러한 요인들이 각각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아직 정교하게 분리해 측정되지 않았으며,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는 것이 신중한 해석이다.
정책 대응과 시장 반응 사이의 시차도 살펴볼 지점이다. 공급 확대를 위한 인허가 완화나 정비사업 규제 개선이 발표되더라도, 그 효과가 실제 준공 물량으로 나타나기까지는 다시 수년이 걸린다. 이는 단기적인 정책 변화로 당장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임대차 시장의 월세 전환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응하는 편이어서, 공급 측 대응과 임대 시장 변화의 속도 차이가 정책 설계 시 고려해야 할 변수로 지적된다.
결국 지금의 서울 주택시장 변수들은 특정 사건 하나로 환원하기 어려운, 여러 해에 걸친 제도·금리·시장 관행 변화가 겹쳐 나타난 결과에 가깝다. 앞으로의 통계를 해석할 때도 인허가·착공·준공 각 단계의 시차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실제 공급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