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우리는 식구다'라고 말했다. 옆자리에는 젠슨 황과 순다르 피차이가 있었고, 테이블 위 서류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미국 빅테크와 맺을 9500억 달러 규모 반도체 협력 이야기가 올라 있었다. 정상외교의 언어치고는 지나치게 친밀했고, 발표된 숫자치고는 지나치게 컸다.
[후속] 이 대통령 샌프란시스코 AI 선언 및 빅테크 리더들과의 회동
이재명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여 AI 관련 선언을 발표하고 빅테크 기업 리더들과 면담을 가졌다.
9500억 달러.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약 1400억 달러)의 6배가 넘는 규모다.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CAPEX 사이클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특정 분기의 발주가 아니라 향후 5~10년 투자 프레임에 대한 정치적 보증에 가깝다. 밸류에이션은 미래 현금흐름의 함수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표로 '한국이 미국 AI 공급망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하나 더 확보했다.
다만 발표된 숫자와 집행되는 숫자 사이에는 늘 간극이 있다. 과거 여러 반도체 협력 합의가 실제 설비투자로 전환되는 데 걸린 시간을 감안하면, 9500억 달러는 계약서라기보다 의향서에 가깝다는 점을 투자자는 구분해야 한다.
찬성
이번 선언은 한국을 미국 AI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각인시키는 실질적 계기가 될 수 있다.
근거 — 9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협력과 MIT급 인재 교류가 동시에 논의된 것은 자본과 인력 두 축에서 동시에 신호를 준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신중
정상급 회동의 화기애애함이 실제 계약과 집행으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차와 불확실성이 따른다.
근거 — 과거 여러 국가 간 기술협력 합의가 정치적 수사에서 산업적 실체로 전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사례들을 감안하면, 발표 시점의 숫자를 곧바로 실현치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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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 AI 생태계 안에서 '하드웨어 공급자'를 넘어 '규칙 제정자'의 지위까지 확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