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자 증세, 실거주 요건이라는 오래된 잣대의 재조정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과 방식이 논란이 되는 배경에는 '실거주냐 투자냐'를 가르는 오래된 정책적 잣대가 있다. 이번 개편안은 그 잣대를 얼마나 촘촘하게, 또 얼마나 빠르게 적용할 것인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읽힌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부담을 달리하는 방식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제도가 설계될 당시부터 정책 입안자들은 '거주 목적의 보유'와 '투자·투기 목적의 보유'를 구분하려 해왔다. 전자에는 세제 혜택을 주고 후자에는 부담을 지우는 것이 형평에 맞다는 논리였다. 문제는 이 구분을 행정적으로 어떻게 검증하느냐였고, 그 결과물이 실거주 의무 조항과 각종 유예·예외 규정들이었다.
이 구조가 실제로 시험대에 오른 것은 갭투자가 부동산 시장의 주요 매입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전세를 낀 매입으로 실거주 없이 주택을 보유하는 사례가 늘자, 세제 당국은 실거주 여부를 세부담의 핵심 변수로 삼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해왔다. 매일경제가 짚은 것처럼 이번 개편안 역시 갭투자를 통한 '수익률 셈법'을 흔드는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 잣대를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할지는 정권과 시기마다 달랐다. 재경부 차관이 밝힌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 방안'은 이러한 진동의 한 단면이다. 유예 규정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실거주 요건을 곧바로 전면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적 사정—이주, 직장 이전, 상속 등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을 정책이 계속 감안해왔다는 뜻이다. 이번 개편안 논란의 핵심은 이 유예의 폭을 좁히는 과정에서 세부담 격차가 급격히 벌어졌다는 데 있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여당 수도권 의원들의 지적, 즉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부담이 7배까지 벌어진다는 수치는 그 격차가 단계적 조정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한편 정치권 내부의 신중론도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민주 서울시당이 '연착륙'을 강조한 것은, 과거 세제 개편이 급격한 부담 변화로 시장 혼란이나 조세 저항을 낳았던 경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계층에 부담이 몰릴 경우 정책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배경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실거주와 비거주를 가르는 오래된 정책 프레임이, 갭투자 확산이라는 시장 변화와 급격한 세부담 조정이라는 정책적 선택이 맞물리면서 다시 표면화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실효 부담이 계층·지역별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만큼, 형평성 판단은 향후 발표될 세부 기준과 유예 조건을 확인한 뒤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