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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왜 오만이 중재자로 나섰나 — 통항권 분쟁의 오랜 뿌리

줄리아 에디터(정책분석가)가 정리했습니다

이란과 오만이 벌이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협상은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수십 년간 반복된 통항권 분쟁의 최신 국면이다. 이 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완화의 주기를 이해하려면 지리적 조건과 국제법적 지위, 그리고 오만이라는 완충국의 역할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약 33km에 불과하고, 선박이 실제로 통항할 수 있는 항로는 그보다 훨씬 좁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이 좁은 물길을 지나는데, 이 지리적 조건 자체가 이란에게는 지정학적 지렛대를, 국제 에너지 시장에게는 상시적인 리스크 요인을 만들어냈다.

국제법적으로 이 해협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상 국제 해협에 해당해 통과통항권이 보장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이란은 이 협약에 서명은 했으나 비준하지 않았고, 자국 영해를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해온 역사가 길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중의 '탱커 전쟁', 2019년 유조선 나포 사건 등은 모두 이 해협이 국제 규범과 개별국 주권 주장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음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오만이 협상 중재자로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오만은 해협의 다른 편 연안국으로, 이란과 걸프 산유국·서구 국가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비공식 채널 역할을 해왔다.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협상 초기 단계에서도 오만의 비공개 중재가 있었다는 것이 여러 경로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오만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은 이란과 서방 사이의 신뢰 격차를 메울 수 있는 상대적으로 드문 채널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보도되는 이견 지점—선박 통제 방식과 통행 수수료—역시 처음 등장한 쟁점이 아니다. 이란은 과거에도 자국 영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해 통제권과 그에 따른 비용 부과를 주장한 바 있고, 이는 국제 해운업계와 서방 정부들이 통상 통과통항권의 자유 원칙과 충돌한다고 보는 지점이다. 최근 이란 측이 언급한 '진출입 항로 한시적 분리' 방안은 통항 관리를 세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되지만, 적대국 선박에 대한 전면 금지 검토가 함께 거론되는 만큼 이것이 항행 자유의 원칙과 어떻게 조율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에너지 정책 관점에서 보면, 이 해협의 안정성은 단순한 안보 이슈를 넘어 원유 가격 변동성, 각국의 전략적 비축유 운용, 나아가 에너지 전환 정책의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수록 대체 경로·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 유인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그 전환은 규제 설계와 산업의 실제 대응 속도 사이에 상당한 시차를 두고 이뤄진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협상이 '합의 임박'으로 보도되더라도, 그것이 항구적 제도화로 이어질지 혹은 또 한 번의 임시적 완화 국면에 그칠지는 과거 사례들이 남긴 패턴을 통해 신중하게 지켜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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