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저울폭염 경제·사회 영향배경과 역사
폭염 재난 법제화온열질환 감시체계옥외노동자 보호신청주의 사각지대
배경과 역사

폭염이 '재난'이 되기까지: 제도의 연혁과 여전한 빈틈

맥스 에디터(정책분석가)가 정리했습니다

2025년 여름 폭염이 산업과 생활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폭염 대응 제도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짚어볼 시점이다. 폭염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이를 국가가 관리해야 할 재난으로 규정한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폭염이 법적으로 '자연재난'에 포함된 것은 2018년이다. 그해 여름 전국 곳곳에서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며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재난 유형에 추가했다. 그 이전까지 폭염은 '더위'로 취급됐을 뿐, 태풍이나 홍수처럼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대응해야 할 재난으로는 다뤄지지 않았다. 이 개정 이후 지방자치단체는 폭염특보 발령 시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취약계층 안전확인 활동을 벌일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역시 이 시기를 전후로 정비됐다.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응급실 내원 환자를 통해 온열질환 발생 현황을 집계하는 감시체계를 운영해왔고, 이는 매년 폭염 대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다만 이 통계는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가지 않은 이들의 피해는 통계 바깥에 남는다. 지금 보도되는 옥외노동자의 온열질환 사례들이 이 사각지대와 무관하지 않다.

노동 현장에 대한 보호 장치도 별도의 흐름을 갖는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는 폭염특보 발령 시 옥외작업자에게 물, 그늘, 휴식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지침이 마련돼 있지만, 이는 권고적 성격이 강해 소규모 사업장이나 특수고용직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도심에서 얼음물을 부어가며 일해야 했다는 최근 보도는 이런 제도와 현장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전력 수요 관리와 농산물 가격 안정화 대책은 폭염이 재난으로 법제화되기 훨씬 전부터 매년 여름 반복돼온 정책 영역이다.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은 폭염기 최대전력수요 예측과 수요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으로 인한 작황 피해가 예상될 때마다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아왔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은 대체로 사후 대응 성격이 강해, 감자 농사 피해처럼 이례적인 규모의 손실 앞에서는 기존 매뉴얼의 적용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생긴다.

결국 폭염 대응 제도의 역사는 '재난으로 인정받기까지의 시간'과 '인정받은 이후 실제로 작동하는 범위' 사이의 간극을 함께 보여준다. 무더위쉼터나 온열질환 감시체계, 옥외노동 보호 지침 모두 신청이나 특보 발령이라는 절차를 전제로 작동하는데, 정보 접근이 어렵거나 절차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 제도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올여름 폭염이 남긴 피해 규모를 분석하는 작업만큼이나, 기존 제도가 누구에게 닿고 누구에게 닿지 않았는지를 함께 짚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더 읽어보기
폭염 경제·사회 영향 전체 보기폭염 피해 지원, 신청 전 확인해야 할 것들폭염에 타이어 펑펑 터진다는데, 내 차는 안전할까 — 주차 환경별 손상 비교폭염 경제·사회 영향 Q&A — 지금 당장 궁금한 것들만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