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간 토론 불참을 둘러싼 공방은 종종 일회성 해프닝으로 소비되지만, 이번 사안은 검찰 보완수사권이라는 제도적 쟁점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지금, 사건의 경위보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이 토론이 왜 성사되려 했는지, 그리고 검찰 보완수사권이 그간 어떤 논쟁의 궤적을 그려왔는지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2020년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을 거치며 그 범위와 한계가 계속 조정되어 온 주제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아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의 폭이 정치권과 법조계 양쪽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졌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각자의 관점에서 제도 설계의 정당성을 주장해왔고, 그 연장선에서 이번 토론이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 측은 이건태 의원과의 토론을 검찰 보완수사권을 주제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예정된 토론이 성사되지 않았고, 한동훈 측은 이건태 의원이 토론을 회피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건태 의원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았는지는 보도 시점까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양측의 공식 설명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종류의 토론 불참 논란이 낯선 일은 아니다. 정치인 간 공개 토론은 통상 양측의 실무진 협의를 거쳐 일정과 형식이 조율되는데, 이 조율 과정에서 의제 설정이나 형식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과정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무산의 책임을 어느 한쪽에 돌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이번 사안 역시 실제 협의 경과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양측의 주장이 먼저 언론에 노출된 모양새다.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 자체는 수사기관 간 권한 배분이라는 제도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검찰과 경찰 각각의 수사 개시·종결 권한,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이나 중복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형사사법 절차의 실효성과 직결된 문제로, 정치적 공방과는 별개로 실무적 검토가 꾸준히 필요한 영역이다. 이 지점에서 토론이 예정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적어도 의제 설정 단계에서는 이 주제가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일부 있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토론 불참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격화되면서, 정작 검찰 보완수사권이라는 제도적 의제 자체에 대한 논의는 뒤로 밀려나는 양상이다. 누가 토론을 회피했는지에 대한 진위는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며, 현재로서는 양측의 주장이 병존하는 상태로 봐야 한다. 이번 논란이 향후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제도적 논의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치적 공방으로 소진될지는 추가로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