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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위장환적 사기관세 회피통관 협력
배경과 역사

중국산 환적 사기 40개국 연루, 어디서부터 시작된 구조인가

드류 에디터(정책분석가)가 정리했습니다

백악관이 중국산 제품의 원산지를 위장한 불법 환적 사기에 40개국이 연루됐다고 밝히면서 한국도 이름이 올랐다. 이번 사안을 이해하려면 관세 회피 수단으로서의 환적이 어떻게 국제 무역 규범의 틀 안에서 자라왔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산지를 세탁해 관세나 수입 규제를 피하는 관행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반덤핑·상계관세가 본격화된 1990년대 이후 특정국 제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제3국을 경유해 최소 가공만 거친 뒤 원산지를 바꿔 신고하는 수법이 꾸준히 적발돼 왔다. 다만 이런 사례가 개별 품목, 개별 기업 단위로 다뤄지던 것과 달리, 이번처럼 40개국이 동시에 지목되는 규모는 흔치 않다.

이 흐름이 확대된 배경에는 2018년 이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가 있다. 관세율이 품목별로 크게 벌어지면서, 중국에서 생산된 물품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제3국으로 옮겨 포장이나 조립 등 경미한 공정만 추가한 뒤 그 나라산으로 신고해 수출하는 구조가 여러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런 사례를 원산지 규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조사와 제재를 이어왔지만, 공급망이 여러 국가를 거치는 특성상 적발과 입증에는 시간이 걸리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한국이 이번 명단에 포함된 배경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이자 반도체·전자·철강 등 중국산 중간재를 활용하는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원산지 규정 적용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국가군에 속해 있다는 사실은 참고할 만하다. FTA 체결국은 관세 혜택을 받는 대신 원산지 검증 절차가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우회 경로로 이용됐을 가능성과 실제로는 정상적인 교역이 오인됐을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제도적으로 보면 이런 사기 적발은 통상 한 국가의 세관 당국이 단독으로 완결하기 어렵다. 원산지 위장은 수출국과 경유국, 최종 수입국의 통관 기록이 서로 맞물려야 실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세관·통상 당국 간 정보 공유와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유럽연합, 아시아 주요국 사이에서 통관 협력 체계가 점진적으로 강화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사안이 40개국이라는 넓은 범위로 발표된 것 역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여러 관할권의 조사가 어느 정도 축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백악관 발표 수준의 개괄적 정보만 공개된 상태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 어떤 경로, 어떤 기업이 연루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이나 정부 차원에서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도 아직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 다만 앞으로 관련국의 세관 당국이 원산지 검증을 강화하거나, 특정 품목에 대한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질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 이는 정상적으로 교역하는 기업에도 서류 준비나 검증 대응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통상 관련 부서의 후속 공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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